책소개
≪동몽선습≫은 박세무(1487∼1554)가 중종 36년(1541)에 저술했으며, 3년 뒤인 중종 39년(1544)에 이르러 간행되었다. ≪동몽선습≫은 원래 박세무가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것인데, 제자 문인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여 왕세자는 물론 사림의 자제들이 몽학의 기초 교재로서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조선 현종 11년(1670)에 노론의 영수 송시열(1607∼1689)이 ≪동몽선습≫의 발문을 쓸 정도로 조선 시대 사림에게서 몽학에 유용한 교재로 인정받게 되었다. 조선 시대 사림들은 성리학적 윤리도덕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조정에서는 이상적인 왕도정치를 구현하고, 향촌에서는 삼강오륜의 풍속을 바로잡고자, ≪주자가례≫·≪소학≫·≪동몽선습≫ 등을 보급했던 것이다. 궁실에서는 박세무의 제자인 노수신(1515∼1590)이 세자들을 가르치는 서연(書筵)에 참여하던 1580년 무렵부터 처음 소개하여 사용했으며, 송시열이 세자 교육을 담당했던 1670년 무렵을 거쳐, 영조 18년(1742)에 영조가 직접 쓴 서문을 붙인 ≪동몽선습≫이 간행되면서 당당하게 국정 교과서로 자리하게 되었다. 고종 17년(1880)에도 세자에게 가르칠 교재 목록 가운데 ≪동몽선습≫을 포함시켰다.
일찍이 심수경(1516∼1599)은 ≪동몽선습≫이 오륜의 내용을 기술하고 역대의 사실을 기술하여 경사지략(經史之略)을 아우르고 있어 동몽이 마땅히 익혀야 할 책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동몽선습≫의 내용은 1742년에 영조가 쓴 서문과 1670년에 송시열이 쓴 발문을 제외하면, 서론에 해당하는 내용을 시작으로 부자유친·군신유의·부부유별·장유유서·붕우유신의 오륜의 내용을 서술하고, 뒤이어 총론에서는 먼저 모든 행실의 근본인 효순(孝順)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중국 상고시대의 삼황오제부터 명나라까지의 역대 사실을 기술했으며,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단군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역사를 간략하게 기술했다.
몽학의 교재로서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한 영조는 ≪동몽선습≫ 언해본도 간행하도록 명하여 널리 보급시켰는데, 그 결과 개화기를 거쳐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동몽의 교학을 위한 필수적인 교재로서 자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당 교육에서 ≪동몽선습≫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민족정신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200자평
‘지식을만드는지식 수필비평선집’. 조선시대에 가장 ‘핫’한 조기교육 교재는 무엇이었을까? 아래로는 동네 서당의 꼬맹이들부터 위로는 왕세자까지 누구나 앞다투어 배웠던 문학 교재를 소개한다. 바로 <동몽선습>이다. 문장, 도덕, 역사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교재다.
이 책은 박세무의 <동몽선습>과 함께, <동몽선습>의 영향을 받아 찬술되고 간행된 조종호의 <동몽의학>, 지송욱의 <유몽선습> 그리고 이정순의 <유몽선습>을 최초로 번역하고 주석하여 읽기 쉽도록 구성됐다. 이 책은 <동몽선습>의 이본들을 서로 비교하여 우리나라 몽학의 전개과정 및 역사를 조망하는 동시에 당시의 정치.문화.교육의 상관성까지 고찰할 수 있게 한다.
지은이
성종 8년에 태어난 조선 시대 사림가의 후손이다. 할아버지는 신동(信童)이고, 아버지는 성균관 생원 중검(仲儉)이며, 어머니는 부사 이관식(李寬植)의 딸이다. 본관은 함양(咸陽)이고, 자는 경번(景蕃)이며, 호는 소요당(消遙堂)이다. 중종 11년(1516) 생원시에 합격한 뒤 조광조, 김정 등 신진사림들과 교유하기도 했으나 기묘사화가 있은 다음 크게 상심하고 실의해 학문에만 전념했다. 그러다가 중종 26년(1531)에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승문원에 들어가 헌납을 거쳐 사관(史官)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곧은 성정과 직필(直筆)로 말미암아 최고의 권신이던 김안로(金安老)의 미움을 받아 중종 34년(1539)에 오늘날 경상남도 하동인 마전군수로 밀려났다가 곧바로 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중종 39년(1544)에 전적(典籍)·참교(參校)가 되어 다시 조정으로 돌아온 그는 조광조의 신원(伸寃)을 요청하는 상소문을 올렸으며, 그해에 ≪동몽선습≫을 간행했다. 을사사화가 일어나던 이듬해 사복시정이 되었다가 안변부사로 나갔으며, 그 뒤에 내자시정·내섬시정·군자감정 등을 두루 거쳤다.
옮긴이
무외정사 주인 조기영(趙麒永)은 어려서부터 한문을 읽었다. 대학에서 한문교육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여 <홍만종 시학 연구>로 석사학위, <하서 김인후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도회 한문연수원과 중앙승가대학 불전국역연구원 등에서 한문을 배웠으며, 권우 홍찬유 선생과 연민 이가원 선생으로부터 지어재(之於齋)와 인재(仁齋)라는 아호를 받았다. 연세대 국학연구원·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연세대·강원대·경찰대·공주교대 등에 출강했으며, 잠시 서정대 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 지금은 충북대 우암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조광조 평전인 ≪위대한 개혁≫과 ≪삼봉 리더십≫을 비롯하여 ≪하서 김인후의 시문학 연구≫·≪하서 시학과 호남 시단≫·≪한국시가의 정신세계≫·≪한국시가의 자연관≫·≪한문학의 이해≫·≪정보사회의 언어문화≫·≪화랑세기≫·≪동몽선습 외≫ 등 90여 편의 논저를 냈다. 우리나라 한문학과 동양고전 전반에 걸쳐 관심을 갖고서 연구하고 강의하고 저술하는 즐거운 두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차례
동몽선습(童蒙先習)
박세무(朴世茂)
어제동몽선습서(御製童蒙先習序) 3
서론(緖論) 9
부자유친(父子有親) 11
군신유의(君臣有義) 13
부부유별(夫婦有別) 15
장유유서(長幼有序) 18
붕우유신(朋友有信) 20
총론(總論) 23
동몽선습발(童蒙先習跋) 45
동몽의학(童蒙宜學)
조종호(趙鍾灝)
동몽의학서(童蒙宜學序) 53
동몽의학서(童蒙宜學序) 58
천도(天道) 61
지리(地理) 63
인사(人事) 65
친속(親屬) 67
오륜(五倫) 69
일용(日用) 71
행실(行實) 73
동물(動物) 74
학문(學問) 77
유몽선습(幼蒙先習)
지송욱(池松旭)
서론(緖論) 81
부자유친(父子有親) 83
군신유의(君臣有義) 85
부부유별(夫婦有別) 87
장유유서(長幼有序) 89
붕우유신(朋友有信) 91
총론(總論) 93
유몽선습(幼蒙先習)
이정순(李正淳)
제1과 총론(總論) 113
제2과 천상(天象) 115
제3과 지리(地理) 120
제4과 물상(物象) 125
제5과 인륜(人倫) 133
제6과 부자유친(父子有親) 136
제7과군신유의(君臣有義) 138
제8과 부부유별(夫婦有別) 140
제9과 장유유서(長幼有序) 142
제10과 붕우유신(朋友有信) 144
제11과 결론(結論) 146
해설 153
지은이에 대해 162
옮긴이에 대해 165
책속으로
그러므로 벗을 고름에 반드시 단정한 사람으로 하며, 벗을 가림에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으로 해야 한다. 마땅히 착한 일을 권장하여 믿음을 쌓아야 하며, 매우 간절하고 정성스럽게 권면하고 격려하면서 충실하게 알려 주고 착하게 인도하다가 안 맞으면 사귐을 멈춰야 한다. 만일 혹시라도 사귈 때 실력을 쌓고 학문을 연마하면서 서로 권면(勸勉)하고 격려하지 아니하고, 다만 즐기고 붙어 다니면서 장난하고 농담하는 짓을 서로 친숙하게 한다면 어찌 오래 사귄다 한들 멀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